다음 글은 금년 1월에 모사이트에 올렸던 글을 이곳에 다시 옮김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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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애가 어제 시카고로 떠났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미리 준비한 러기지 2개(옷과 신발등으로 가득찬)를 차에 싣고 롱아일랜드의 멕아더 공항으로 달려가 내려주고 한참을 허그한후 큰애는 웃으며 공항 안으로 들어감으로 자신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미 2년전에 둘째이자 막내가 독립했는데 그때와 다른 기분이 드는 것은 큰애라서일까 ? 집으로 돌아오는 차속에서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지나간 시간을 반추했다. 26년전 병원에서 태어난 큰애를 품에 처음으로 안았던 기억. 그 이래로 이 땅의 모든 부모가 거쳐갔을 비슷한 과정들.
대학을 멀리 시카고로 가는 바람에 미니벤에 살림살이를 가득 싣고 뉴욕에서 시카고까지 17시간을 달려간 후 기숙사에 내리니 뒤도 안돌아보고 사라지는 큰애를 바라보며 섭섭타고 눈물짓던 아내의 얼굴. 장시간 운전에 질려 4년 후 비행기로 갔던 빗속의 졸업식(이미 칼럼글에 그 사건이 올려진).
지난 글에 올렸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박사 과정중 도중하차한 큰애가 집으로 돌아와 취업전쟁을 시작한 것은 지난 9월 말이었다. 애들이 집을 떠난 후 1층의 집을 렌트주고 2층의 1베드룸에서 생활하던 우리 부부는 예정에 없던 큰애와 같은 공간을 살아야 했다.
리빙룸에 자는 큰애와 거의 하루를 같이 봐야했던 아내는 처음에는 큰애의 기분에 따라 힘들어 했지만 우리 삶에서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있으랴하며 마음을 바꾸었고 그 시간을 즐기자던 시도대로 이제 생각해 보니 부모와 큰애가 같이 지낸 지난 4개월은 어찌 생각해 보면 귀한 시간이었다.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였지만 큰애역시 그동안 자세히 몰랐던 엄마와의 , 아빠와의 마음의 오해와 응어리가 다 풀리고 편안한 얼굴로 지냈다. 우리가 만약 1층에 있어서 자기 방이 따로 있으면 결코 생기지 못할 심적인 친밀도가 이루어진 것이다.
추수감사절 즈음해서 거의 확정된 뉴욕 시청의 job 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큰애의 심적인 고민과 기분에 따라 우리 부부도 같은 마음고생을 했으며 기도도 간절해졌다. 그런데 그후 시카고의 대학 동기가 전화를 걸면서 큰애의 마음이 변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시청에서는 취업계약서에 관한 연락이 왔으나 계속 미루며 큰애는 시카고의 회사에 총력을 기울였다. 물론 공무원보다 후한 보수인 탓도 있겠으나 큰애의 말에 의하면 너무 쉽고 아무 도전이 없는 시청일보다 자기의 전문적인 일을 도전으로 이룰 수 있는 시카고 회사를 가고 싶어 했다.
5단계의 job interview 의 4단계를 통과한 큰애는 지난주 시카고로 갔었고 직접 인터뷰를 통과한 후 job 이 확정되자 바로 아파트를 구한 후 이번 주 월요일 집으로 돌아 왔으며 2일 동안 아내는 그야말로 신나서 옷과 필요한 물품 샤핑을 했고 어제 아침 시카고로 떠나며 이제 정식으로 부모에게서 독립생활을 시작했다.
그곳에 잘 도착했고 집 정리를 하고 있다는 큰애의 전화를 받으며 아내는 벌써 마음이 짠하다며 눈물을 글성인다. 이제 부모가 할 일은 좋은 신앙의 배필감을 바라는 기도뿐이 아니겠는지.
집안의 어르신들의 부고 소식과 급작스런 지병 소식에 익숙해진 요지음에 이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젊은 아들의 모습이 겹쳐지며 인생의 사이클이 확연하게 깨달아진다. 나도 이전에 지나왔던 시간들과 앞으로 내게 다가올 시간들.
“ 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 현상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 작품입니다.
(Beautiful young people are accidents of nature, but beautiful old people are works of art.)“ 라는 말이 있다.
이제 남은 삶의 시간들은 하나님과 교회를 위해 , 그리고 삶의 동반자인 아내를 위해 바치며 아름다운 노년을 가꾸며 살아가고 싶다.
글쓴이 - 미사모 아이디 : walmart